동물
벌새가 꿀을 빨아올리는 방식은 모세관 현상이 아니라 유체 트랩 메커니즘이다. 갈라진 혀 끝이 꿀에 닿으면 펴졌다가 입 안으로 돌아오면서 닫혀, 꿀을 가두어 끌어올린다. 100년 넘게 정설로 여겨졌던 모세관 가설을 뒤집은 발견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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푸른혀도마뱀의 혀는 단순히 파랗기만 한 것이 아니라 자외선을 강하게 반사하며, 뒤쪽이 앞쪽보다 약 2배 더 강한 빛을 반사한다. 평소엔 위장색을 유지하다가 포식자에게 위협받으면 입을 크게 벌리고 혀 뒤쪽의 UV-반사 영역을 갑자기 노출해 포식자의 감각계를 일시적으로 압도한다. 공격을 멈추게 하는 deimatic display 전략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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딱따구리의 혀는 너무 길어서 입에 다 들어가지 않는다. 그래서 목뿔뼈(hyoid)와 연골로 이뤄진 구조에 얹혀 두개골 뒤쪽을 감싸듯 돌아 정수리나 콧구멍 부근까지 도달한다. 종에 따라 새 전체 몸 길이의 약 1/3에 이르며, 목뿔뼈를 둘러싼 근육이 수축하면 두개골을 단단히 잡아주어 부리가 나무를 두드릴 때 충격 완화에 기여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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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린의 혀는 약 45~53cm에 달하며 끝부분이 짙은 파랑·검정·보라색이다. 이 어두운 색은 멜라닌 색소에서 유래하며, 가장 유력한 설명은 자외선 차단 기능이라는 것이다. 기린은 하루 16~20시간을 먹이를 뜯으며 혀를 입 밖으로 노출한 채 보내기 때문에, 가장 햇볕에 시달리는 부위를 멜라닌이 보호해 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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큰개미핥기의 혀는 약 60cm까지 늘어나며, 다른 포유류와 달리 인후가 아니라 흉골(가슴뼈)에 직접 부착되어 있다. 식사 시 1분에 최대 150~160회 입 안팎으로 휙휙 움직여 개미와 흰개미를 잡는다. 뒤로 굽은 작은 돌기와 끈끈한 침이 곤충을 들러붙게 만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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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장 작은 카멜레온인 Rhampholeon spinosus의 혀는 발사 시 중력가속도의 264배(264g)에 이르는 가속도를 낸다. F-16 전투기 조종사가 받는 7g, 우주왕복선 궤도 진입 시 3g과 비교하면 압도적이다. 이는 근육 수축이 아니라 hyoid 뼈 주변 콜라겐 조직에 탄성에너지를 비축했다가 슬링샷처럼 한순간에 방출하는 메커니즘 덕분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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상어에게는 포유류적 의미의 혀가 없고, 입 바닥에 basihyal이라는 작은 연골 조각이 있을 뿐이다. 대부분의 종에서는 거의 쓸모가 없지만 쿠키커터상어는 예외다. 매우 운동성 큰 basihyal을 뒤로 끌어내려 입 안 압력을 낮추고 진공을 만든 뒤, 톱날 같은 아래턱 이빨로 살을 물고 몸을 회전시켜 사냥감 살점을 둥글게 떼어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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악어는 혀를 입 밖으로 내밀 수 없다. 혀가 막에 의해 입 바닥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기 때문이다. 이 고정된 혀는 단순한 결함이 아니라 인후 판막(gular valve)의 일부로 기능한다. 혀가 판막의 아래쪽을, 목 뒤쪽 조직 주름이 위쪽을 이뤄, 악어가 물속에서 입을 벌려도 물이 목구멍으로 들어가지 않게 막아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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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부분의 새는 음경이 없으며, 암수 모두 '총배설강'이라는 하나의 구멍을 맞대어 교미한다. 그러나 오리는 예외적으로 나선형 음경을 가지고 있으며, 가장 긴 기록은 42.5cm로 몸길이에 맞먹는다. 혈액이 아닌 림프를 통해 발기하며, 1초 만에 완전히 발기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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인간을 가장 많이 죽이는 동물은 모기로, 연간 약 72만~100만 명이 모기가 옮기는 질병으로 사망한다. 두 번째로 인간을 많이 죽이는 종은 인간 자신으로, 연간 약 43만~47만 명이 다른 인간에 의해 목숨을 잃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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야구 외야수는 뜬공의 낙하 지점을 계산하지 않는다. 공을 향한 시선의 각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달려갈 뿐이다. 매가 오리를 사냥할 때도 같은 방법을 쓴다. 이 본능적 추적법을 '시선 휴리스틱(Gaze heuristic)'이라 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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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래트 킹'은 여러 마리의 쥐 꼬리가 서로 엉켜 하나의 덩어리가 되는 현상이다. 1828년 독일 부크하임에서는 32마리의 쥐 꼬리가 엉킨 래트 킹이 발견되었다. 좁은 공간에서 꼬리에 묻은 피나 배설물이 접착제 역할을 하거나, 추위에 얼어붙어 생기는 것으로 추정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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말에게는 발가락이 하나뿐이다. 다섯 개의 발가락 중 가운뎃발가락만 극도로 발달하고 나머지는 퇴화하여, 말은 한 발가락의 발톱으로 서 있다. 우리가 '발굽'이라 부르는 부분이 바로 그 거대한 발톱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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얼룩말의 줄무늬는 체체파리와 말파리 같은 흡혈 곤충을 막는 역할을 한다. 실험 결과 파리는 줄무늬 표면에 앉지 못하고, 속도를 줄이지 못한 채 부딪히거나 그대로 날아가 버렸다. 일반 말에게 줄무늬 옷을 입혀도 같은 효과가 나타났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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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래는 보통 12~25Hz의 음역대로 울지만, 1980년대 후반부터 태평양에서 52Hz로 우는 고래의 소리가 감지되고 있다. 다른 어떤 고래와도 다른 주파수로 노래하기 때문에 '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고래'라 불린다. 소리만 감지되었을 뿐 실제로 목격된 적은 없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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은행나무는 사실 멸종위기종이다. 은행에 든 독 때문에 인간 외에는 어떤 동물도 은행을 먹지 않아 야생 번식이 거의 불가능하다. 고생대 페름기에 등장한 은행나무는 친척 종이 전부 멸종하여 현재 1문 1강 1목 1과 1속 1종만 남아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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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보카도의 씨앗은 너무 커서 이를 통째로 먹고 배설할 수 있는 동물이 필요하다. 약 1만 년 전까지는 매머드나 거대 땅늘보가 이 역할을 했지만 이들이 멸종한 뒤 아보카도는 자연적 번식 수단을 잃었다. 인간이 아보카도를 좋아하지 않았다면 함께 멸종했을 수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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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부 상어를 뒤집으면 '긴장성 부동' 상태에 빠져 꼼짝 못한다. 1997년 범고래가 이 원리를 이용하여 자기보다 큰 상어를 들이받아 뒤집은 뒤 15분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어 잡아먹는 모습이 관찰되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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바닷가재는 텔로머레이스 효소 덕분에 텔로미어가 닳지 않아 이론적으로 노화하지 않는다. 나이가 들수록 더 크고 강해지지만, 성장이 멈추지 않아 껍데기가 계속 단단해지고 결국 탈피 과정에서 지쳐 죽거나 외부 공격으로 죽고 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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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822년 독일의 한 마을에서 목에 아프리카식 창이 박힌 황새가 발견되었다. 이 새는 아프리카에서 창을 맞은 채 독일까지 날아온 것으로, 철새가 대륙 사이를 이동한다는 결정적 증거가 되었다. 독일인들은 이런 새를 '화살황새(Pfeilstorch)'라 부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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캥거루쥐는 건조 지대에 적응하여 물을 거의 마시지 않는다. 필요한 수분의 90%를 체내 합성으로 충당하고, 코에 응축된 수증기마저 재흡수한다. 물을 직접 마시면 오히려 신장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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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양이과 동물은 볼이 닫혀 있지 않아 물을 머금을 수 없다. 대신 돌기가 잔뜩 난 혀를 물에 담갔다 빼면 순간적으로 물기둥이 형성되는데, 이 물기둥을 끊어 마시는 방식으로 물을 마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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향유고래의 장에서 만들어지는 용연향은 고대부터 최고급 향수 원료로 사용되어 왔다. 소화되지 못한 먹이가 담즙과 함께 뭉쳐 배출된 것으로, 본래 악취가 나지만 가공하면 뛰어난 향료가 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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개와 늑대의 유전자 차이는 0.04%에 불과하며, 이 차이 중 일부는 인간의 윌리엄스 증후군과 관련된 변이를 포함한다. 이 증후군을 가진 사람은 극도로 사교적이며 낯선 이에게도 적대감이 없다. 일부 과학자들은 개를 윌리엄스 증후군을 가진 늑대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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인간의 선택 교배로 비행 중 공중제비를 도는 롤러 비둘기가 만들어졌다. 더 극단적인 '팔러 롤러'는 아예 날지 못하고 땅에서 뒤로 굴러간다. 애호가들은 이를 즐거워하는 것으로 해석하지만, 과학자들은 신경계 이상에 의한 운동장애로 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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낙타의 혹에는 물이 아니라 지방이 들어 있다. 그리고 이 혹은 사막이 아니라 북극에서의 생존을 위해 발달했다. 350만 년 전 캐나다 북극권에 살던 낙타의 조상이 혹독한 겨울을 견디기 위해 지방 저장소를 진화시켰고, 이후 남하하며 사막에서도 유용하게 쓰이게 되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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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무늘보는 매주 목숨을 걸고 나무에서 내려와 땅에 똥을 눈다. 그 이유는 나방 때문이다. 나방은 나무늘보의 똥에 알을 낳고 성충이 되면 나무늘보 털로 돌아온다. 나방의 생체 활동이 털에 질소를 축적시키면 녹조류가 자라고, 나무늘보는 이 녹조류를 먹는다. 자기 몸이 곧 간식 농장인 셈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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같은 쪽 손발이 함께 움직이는 보행(Lateral walk)은 사실 포유류의 가장 흔한 걷기 방식이다. 개, 고양이, 코끼리, 사슴 등 대부분의 포유류가 이렇게 걷는다. 에도 시대 일본에서도 '난바'라는 같은 쪽 손발을 움직이는 걸음걸이가 일반적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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갓 태어난 말의 발굽은 처음부터 단단하지 않다. '폴 슬리퍼(Foal Slippers)'라 불리는 젤리 같은 보호막이 발굽을 감싸고 있어, 태내에서 어미를 다치게 하지 않는다. 이 보호막은 망아지가 서고 걷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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